고양이 4

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김중미(2016). 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낮은산. 2023-3 1/8 시작 아주 오랜만에 읽는 김중미 작가의 문장. 연우, 아빠, 엄마 은진, 외할머니 고양이 또롱이, 모리, 나비(크레마), 마루와 레오, 대장이 강아지 복동이와 진국이 동물을 키우는 연우의 시점과 고양이의 시점에서 쓴 이야기. 새해 세 번쨰 책. 다시 펑펑 울어버린 책. 연우와 아빠가 키우던 강아지 복동이는 자궁축농증으로 인한 증상을 이기지 못하고 안락사한다. 아빠와 연우 그리고 복동이가 마지막을 나누는 곳에서 책을 읽지 못하고 펑펑 울고 말았다. 사람들 간의 이별보다 더 애닮은 사람과 동물간의 작별. 나는 이것을 태연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워졌다. 술술 읽히는 소설. 동물을 그저 물건으로 대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어떤 생각이 들지...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

2022-57 김미리 (2022).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 휴머니스트출판그룹. 평일에는 거대도시 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고 한 주간의 업무가 끝나는 금요일 밤, 반려묘 소망이를 데리고 자동차로 2시간 반 걸리는 충남 금산의 시골집으로 퇴근하는 삶을 사는 여성. 세 번의 해가 바뀌는 동안 오도이촌의 삶에서 겪은 얘기를 풀어놓았다. 우와! 하고 소리를 질렀다. 다시 고민이 시작되었다. 30대 독신 여성인 것 같은데 기록한 이의 용기가 대단하다. 10년간의 서울생활이 제 아무리 힘들었다고 이런 결정을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부럽다. 부러워만 말고 당신도 진짜 하고 싶다면 해라고 말한다. 봄 얼었던 땅이 녹고, 여린 새싹이 땅을 밀고 나온다. 수풀집 주위에 연한 초록이 차오르기 시작한..

카테고리 없음 2022.08.21

와랑와랑

제주 올레 5코스는 서귀포 남원에서 효돈까지 걷는다. 중간에 위미 마을을 지난다. 위미 동백나무 군락지에 중간 스탬프가 있다. 동백나무 군락지를 마주 보고 작은 공간 카페 '와랑와랑'이 있다. 길을 걷다 지친 나그네에겐 휴식이 와랑와랑, 떨어진 동백꽃처럼 삶에 너덜거리는 사람에겐 위로가 와랑와랑 할듯한 곳이다. 지난 2월 겨울날, 조카와 약 5킬로 정도 걷다 도착한 곳이 위미이다. 꾸민 것 없는 지붕에 '와랑와랑' 글자를 향해 조심스레 걷는 고양이를 발견했다. 냥이를 사랑하는 조카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광경이다. '와랑와랑'은 블로그의 이름이 될만큼 내가 사랑하는 낱말이다. 간질간질, 뒹굴뒹굴, 따끈따끈 해지는 낱말 아닌가. 처음 들었던 순간, 영원히 내 낱말이라고 느꼈다. 여행작가 '리모'의 제주 여..

무레요코(2020).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무레 요코 지음(2014), 이소담 옮김(2020).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북포레스트. 코로나19로 인해 올해의 휴가는 물 건너 갔다. 조카와 꿈꾸었던 스페인 여행을 언제 다시 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지난 학기를 돌이켜보면 많은 것이 달라졌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한 일상이라고 툴툴거렸던 것들이 너무 변해버렸다. 직장인인 나에게 출근이 묘한 지점에 머물어 있다. 원래라면 학교에서 강의준비를 하고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평가 등등을 해야한다. 그러나 지난 학기부터 한동안 학교나 강의실 혹은 연구실에서 해야할 일을 집에서 했다. 새로운 형태의 일에 적응하고 수행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죄충우돌 우왕좌왕. 어째튼 학기가 끝났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여전히 일상을 흔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