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렇게/I Love BOOK^^

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Jeeum 2024. 1. 9. 14:49

김중미(2016). 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낮은산.

 

2023-3

1/8 시작

 

아주 오랜만에 읽는 김중미 작가의 문장.

 

연우, 아빠, 엄마 은진, 외할머니

고양이 또롱이, 모리, 나비(크레마), 마루와 레오, 대장이

강아지 복동이와 진국이

 

동물을 키우는 연우의 시점과 고양이의 시점에서 쓴 이야기. 새해 세 번쨰 책. 다시 펑펑 울어버린 책.

 

연우와 아빠가 키우던 강아지 복동이는 자궁축농증으로 인한 증상을 이기지 못하고 안락사한다. 아빠와 연우 그리고 복동이가 마지막을 나누는 곳에서 책을 읽지 못하고 펑펑 울고 말았다. 사람들 간의 이별보다 더 애닮은 사람과 동물간의 작별. 나는 이것을 태연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워졌다. 

 

술술 읽히는 소설. 동물을 그저 물건으로 대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어떤 생각이 들지. 동물들을 함께 사는 생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모두 읽었으면 싶은 소설이었다. 사람만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던가 사람만이 감정이나 정서를 공유한다는 생각을 하는 람들이 읽었으면 싶어지는 그런 소설이었다. 

 


 

외할머니에게 말하는 엄마는 늘 가엾고, 기특하고 똑똑한 딸이었다. 나한테 엄마는 늘 보고싶고 아쉬운 존재였다.(연우, 48쪽)

 

사람들은 너무 바쁘게 산다. 따뜻한 햇볕아래 몸을 맡기고 누워 뒹구는 게 얼마나 기분좋은 일인지, 높은 곳에 올라가 움직이는 사물들을 멍하니 바라보는 일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을 떄가 많다.(고양이 또롱이, 118쪽)

 

도시의 소리들은 멀리 퍼져 나가지 못한 채 사방에서 부딪치고 꺠졌다. 그 소리들은 불안하고 시끄러웠다. 그래서 귀를 기울려 듣기 보다 일부러 듣지 않는 편이 훨씬 좋았다. 그러나 이곳에서 듣는 소리는 살아있는 생명들이 내는 소리다. 잘 들리지 않는 소리일수록 귀기울여 듣게 된다.(은주, 125쪽)

 

비가 한차례 오더니 노란색 은행잎을 마지막까지 부여잡고 있던 나무마저 잎을 놓았다. 찬란했던 은빛을 잃은 억새밭과 텅빈 들판을 지나 버스가 마을에 다다를 때까지 창밖애서 눈을 떼지 않았다. 나는 마음을 산란하게 하고 끝없이 우울하게 하는 봄보다 가을이 좋다. 또 울긋블긋 단풍이 지고  황금빛 들판이 일렁이는 화려한 가을보다 겨울을 코 앞에 둔 무채색의 빈 들판이 좋다. 마음이 훨씬 차분해지고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기 떄문이다.(연우,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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