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2023).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돌베개.
2024-5
1/14~
나는 누구인가 <뇌과학>
과학이 제공하는 사실을 모르면 우리의 마음은 세계를 일부밖에 보지 못한다. (33쪽) 에드워드 윌슨
나는 우주에 딱 하나뿐인 존재다. (이걸 우리는 자아라고 한다). 물질인 내 몸을 지휘하는 제어 센터는 단단한 머리뼈안에 들어이쓴 회백질 세포 덩어리다. 나를 나로 알고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철학적 자아는 우리가 뇌라고 하는 세포 덩어리에 깃들어 있다. (47쪽)
뇌를 유전자가 생존을 위해 만든 기계로 보는 견해를 나는 받아들인다. (중략) 우리의 뇌는 외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신속하게 받아들여 적절한 대응책을 찾는다. 왜? 생존하기 위해서다. 그것이 뇌의 존재 이유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은 본업이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의 뇌에 깃든, 나를 나로 인식하는 철학적 자아는 그 일을 하려고 애쓴다 성능이 지나치게 좋은 생존 기계라소 그렇다.
뇌에 깃든 우리의 자아는 단단하지 않다. 쉼없이 흔들리고 부서고 비틀리는 가운데 스스로를 교정하고 보강하면서 시간의 흐름을 견딘다. 자유의지는 그런 자아가 지닌 것이다. 우리의 자아는 단단하지 않다. 지진으로 흔들리는 땅 위에서 해일과 폭풍우를 맞으며 서 있다. 흔들리고 부서지고 퇴락해 사라질 운명이다. 그 운명이 어찌 될지 나는 알지 못하고 책임질 수도 없다. 단지 나 자신의 삶 하나를 스스로 결정하려고 애쓸 따름이다. 악과 누추함을 되도록 멀리하고 선과 아름다움에 다가서려 노력하면서 내게 남은 시간을 살아내자. 이것이 내가 뇌과학에서 얻은 인문학적 결론이다.(101쪽까지)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생물학>
운명적 문과도 이해할 수 있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감동을 느낄 만한 과학 정보를 들려주었다. 무인도에 책을 한 권만 가져갈 수 있다면 나는 그 책을 선택할 것이다. 밤하는.별, 바다, 나무, 새, 구름, 바다, 비가 모두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면 고독을 견디는 게 수월해질테니까.(105쪽)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 대해 유시민 작가의 의견
모든 동식물의 유전자는 동일한 생물한 언어로 씌여 있다.(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서 작가가 감동을 느낀 문장)
아무리 많은 지식을 습득해도 유전이라는 방법으로는 자식에게 어느 하나 넘겨줄 수 없다. 새로운 개체는 매번 무에서 시작한다. 유전자는 우리의 몸을 이용해 불변 상태를 유지한다(118쪽)
유난히 추웠던 겨울, 나는 버드나무의 안위를 걱정했다. 공기 꺠끗하고 햇살 좋은 2월 어느 날 늘어진 가지에 연두색 꽃대가 맥힌 것을 보고 나도 몰래 손바닥을 가슴에 대었다. 진부한 표현이라는 걸 알지만 '안도의 한숨' 말고는 다른 말을 찾지 못하겠다. 가만히 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잘했어, 걱정했어.' 이러는 내가. 나는 마음에 든다.(이렇게 말하는 당신이 나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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