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릉외갓집 3

한줄 일기 2021. 10. 20.

커다란 택배 박스가 놓여있다. '무릉외갓집'에서 온 거다. 이미 알고 있었다. 허나 마치 크리스선물 꾸러미를 받은 것 처럼 기쁘다. iiin 가을호 '여름문구사' 김지언 작가가 추천한 '레드키위', 시윤의 원픽 조생종 감귤과 보리미숫가루, 내가 먹는 무릉외갓집의 국간장과 김부각. 모두 각각 친환경 박스에 담겨 빼곡하게 채워져있었다. 레드키위를 먹으려면 아직 일주일은 기다려야 한다. 좋은 것을 얻으려면 역시 참을성이 필요하다. 휴~ 감귤을 먹었다. 역시 맛있다. 삼형제의 집으로 갈 것을 나누어 각각의 박스에 담았다. 조금 일찍 귀가한 보람이 있다. 내게 보낸 것임에도 선물을 받는 듯 아주 즐겁다.

한줄 일기 2021.10.21

제주 올레 11코스

2021년 10월 16일 토요일 제주올레 11코스 모슬포(하모체육공원) ~ 무릉(무릉외갓집) 17.3km 당일치기 걷기 여행 6:20 (대구) ~ 20:45 (제주) 두 달 반 만에 제주 올레 걷기 여행 이제 마지막 두 코스만 남았다. 공항에는 생각보다 엄청난 사람들이 있었다. 함께 아직 컴컴한 하늘을 날아 무사히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제주답게 바람도 불었다. 4번 버스 정류장에서 대정행 151번 버스를 탔다. 빗속에 익숙한 거리가 끊임없이 다가왔다. 그 거리에서 지냈던 날들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버스는 거의 1시간 10분을 달렸다. 하모체육공원에서 내렸다. 여전히 비가 내린다. 선택할 여지도 없이 하차한 곳에서 오른쪽에 있던 국밥집으로 들어갔다. 비 오고 바람부는 날 한국사람들에겐..

올레 12코스(1/2)과 수월봉 낙조

올레 12코스 무릉 외갓집 ~ 용수포구 17.5Km 7월 18일, 오후 5시. 문이 닫힌 서늘한 일요일 저녁,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내릴 듯한 날씨에 올레 12코스 시작점에 섰다. 저 멀리 회색빛 구름을 무시하고 당장 눈앞에 보이는 파란 하늘과 구름을 믿고 걷기로 했다. 걷기 시작하자마자 4.3 위령비가 보인다. 어딜 가도 남아있는 아픔의 자국 아직 아물지 못한 상처가 여기저기 드러나있다. 오늘의 우리, 이곳을 그저 걸을 수 있는 감사 하다. 잠시 고개 숙여 인사한다. 조카는 이제 완전히 4.3을 이해하고 있다. 다행이다. 무릉리에는 학당이 있다. 제주어를 가르쳐주나 보다. 이제 곧 제주어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는 제주사람을 만난 적 있다. 자신도 아이도 사용하지 않는 언어. 제주어가 사멸되지 않기를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