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2

한줄 일기 2021. 10. 06

어젠 일이 너무 많았다. 현장과 줌을 연결한 특강을 진행했다. 새로운 연결 방식으로 1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특강에 참여했고, 그 일의 전후에 해야 할 일들이 정리해야 할 일들이 많았다. 아침부터 몸이 좀 그랬다. 뇌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았다. 잠을 못 잔 것도 아닌데 며칠을 못 잔 것 같은 느낌. 붕 떠있는 느낌. 그래서 일하는 내내 힘들었다. 끝나고 나니 지쳐버렸다. 오늘은 수업이 없다. 그래도 오후에 회의가 잡혀있어서 조금 늦게 출근하기로 했다. 일찍 일어나 식사하고 밭으로 걸어갔다. 이른 시간에는 산책객도 적다. 길게 뻗은 나무들 사이로 밤새 내려앉은 공기들 사이로 햇살에 반짝이는 강물이 보인다. 땅이 촉촉하게 이슬에 젖어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풀을 뽑고 땅을 골랐다. 한 시간 정도 몸을..

한줄 일기 2021.10.06

walking, again.

토요일 아침. 어제는 종일 비가 내렸다. 이 비가 그치면 돌연 봄이 올 것이다. 꽃이 한꺼번에 피어나고, 여린 풀들의 키가 부쩍 자라나서 지금이라는 세상의 색깔이 바뀔 것이다. 쓰레기 봉투를 들고, 오랜만에 운동화를 신고 나섰다. 동변동 현재 온도 '4도' 혹시나 추우면 어쩌나, 바람이라도 거칠면 그냥 들어오자라고 생각했다. 아파트 건물을 나서자마자 처음 만난 공기는 생각보다 훈훈했다. 춥지도 거칠지도 않고 다정하게 쓰다듬어주었다. 걷기 시작했다. 습관대로, 관성이 시키는 대로 방향을 잡고 걸었다. 어젯밤. 펑펑 울었다. TV 채널을 돌리다 느닷없이 부모라는 이름에 부딪쳤다. 화면을 고정시키고 보았다. 거기에 나의 엄마를 닮은 부모들이 있고, 그들을 닮은 자식들이 애닮은 눈동자로 부모를 어루만지고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