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2

배추 묶어주기

토요일은 종일 논문을 쓰느라 보냈다. 부끄럽지만 오랜만의 작업이다. 나름 몰입할 수 있어 좋았다. 이런 느낌이 좋아 공부하기를 선택했던 아주 오래전 어느 날이 떠올랐다. 그때의 내가 대견하다. 하. 지. 만 기분이 좋으면 몸도 가뿐해야 하는데 잠을 설쳐서인지 온몸이 너덜너덜 피곤하다. 며칠을 새도 거뜬하던 때도 있었는데. 이젠 맘 놓고 공부도 못한다. 슬프다. 밭으로 갔다. 언니가 시금치와 당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피곤도 풀겸 바람도 쐴 겸. 밭에는 이미 부지런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땅을 돌보고 있었다. 다들 배추를 묶어주고 있었다. 나도 안 할 도리가 없다. 세어봤다. 내 텃밭에 배추가 모두 26포기이다. 조금 작은 것은 두 포기 뽑아 두었다. 토실토실한 무도 2개 뽑았다. 우리하나 언니 하나. 그리고 ..

밭 만들기

밭을 만들기 위해 밑거름을 주었다. 지난주 비가 와서 촉촉한 땅을 찾았더니 주인아저씨가 로터링을 해 두었다. 삽으로 땅을 깊게 파서 뒤집어 주고, 쇠스랑으로 돌을 골라냈다. 호미로 땅을 고르게 평평하게 펴주었다. 지난겨울에 심은 양파가 그럭저럭 자라고 있었다. 제대로 고정하지 않은 탓에 비닐이 벗겨진 부분의 양파가 아직 미숙하다. 옆 밭의 양파와 비교하면 나의 양파가 제대로 자라지 못한 것이 확연히 비교된다. 주인을 잘못 만난 탓이다. 괜히 미안하다. 겨울 동안 방치한 시금치는 씩씩하게 자랐다. 조카에게 몽땅 캐라고 했다. 이들이 지금 나의 식탁에 샐러드가 되어 있다. 감사할 따름이다. 겨울을 난 부추가 제법 푸른빛을 띠며 다시 자라고 있다. 수업이 없는 날 오후에 모종을 사서 옆에 심었다. 이제는 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