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종일 논문을 쓰느라 보냈다. 부끄럽지만 오랜만의 작업이다. 나름 몰입할 수 있어 좋았다. 이런 느낌이 좋아 공부하기를 선택했던 아주 오래전 어느 날이 떠올랐다. 그때의 내가 대견하다. 하. 지. 만 기분이 좋으면 몸도 가뿐해야 하는데 잠을 설쳐서인지 온몸이 너덜너덜 피곤하다. 며칠을 새도 거뜬하던 때도 있었는데. 이젠 맘 놓고 공부도 못한다. 슬프다. 밭으로 갔다. 언니가 시금치와 당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피곤도 풀겸 바람도 쐴 겸. 밭에는 이미 부지런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땅을 돌보고 있었다. 다들 배추를 묶어주고 있었다. 나도 안 할 도리가 없다. 세어봤다. 내 텃밭에 배추가 모두 26포기이다. 조금 작은 것은 두 포기 뽑아 두었다. 토실토실한 무도 2개 뽑았다. 우리하나 언니 하나.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