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4

일기

황정은 (2021). 일기, 창비. 2023-40 황정은 작가의 산문은 처음인데 그녀 역시 처음이라는 에세이집. 창비의 도움으로 연재를 했던 글을 묶었다는데 어디를 가면 그녀의 글을 주기적으로 읽을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출판이 2021년이어서 언제 끝날지 요원했던 당시 작가는 어떤 생활을 했는지 무척 궁금했다. 파주로 이사를 했고, 읽기와 쓰기를 했다. 자신의 일인 소설을 쓰면서 정기적으로 일기 같은 글을 써서 연재했다. 동거인과 살고 앗고, 식물을 키울 수 있는 베란다를 갖고 있는 집에 살며 산책하고 달린다. 매일 근육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칭을 했다. 주로 하는 일들이 조금 달랐지만 작가라고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이었다. 그녀의 글을 모두 읽은 것은 아니었다. 하나 지금의 나는 그녀의 글을 굳이 색으로..

한줄 일기 2022.02.24.

언니. 잘 잤는지요? 언니. 그렇게 웃으며 말하면 내가 더 슬프잖아요. 언니. 그냥 함께 가요. 가여운 세실리아. 그 마음 내가 전문이지. 밤은 오고 잠은 가고 곁에는 침묵뿐이고 머릿속은 시끄럽고 그러면서도 뭐 또렷하게 어떤 생각은 또 할 수 없어서 그냥 나 자신이 깡통처럼 텅 빈 채 살랑바람에도 요란하게 굴러다니는 느낌. 나는 세실리아의 손을 잡았다. 손은 아주 차가웠고 웬만한 남자 손만큼 컸다.(김금희(2016). 너무 한낮의 연애 중 89쪽, 세실리아)

한줄 일기 2022.02.25

한줄 일기 2021. 10. 06

어젠 일이 너무 많았다. 현장과 줌을 연결한 특강을 진행했다. 새로운 연결 방식으로 1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특강에 참여했고, 그 일의 전후에 해야 할 일들이 정리해야 할 일들이 많았다. 아침부터 몸이 좀 그랬다. 뇌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았다. 잠을 못 잔 것도 아닌데 며칠을 못 잔 것 같은 느낌. 붕 떠있는 느낌. 그래서 일하는 내내 힘들었다. 끝나고 나니 지쳐버렸다. 오늘은 수업이 없다. 그래도 오후에 회의가 잡혀있어서 조금 늦게 출근하기로 했다. 일찍 일어나 식사하고 밭으로 걸어갔다. 이른 시간에는 산책객도 적다. 길게 뻗은 나무들 사이로 밤새 내려앉은 공기들 사이로 햇살에 반짝이는 강물이 보인다. 땅이 촉촉하게 이슬에 젖어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풀을 뽑고 땅을 골랐다. 한 시간 정도 몸을..

한줄 일기 2021.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