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 절실하게 간절하게 좋아하는 것을 가진 사람은 행복하다. 자꾸자꾸 그것만 생각나는 것을 가진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이들에게 행운이 많다고 말하는 것은 우리들 중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문경연은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청춘이다. 하지만 문구를 너무 좋아한다. 오로지 문구를 만나기 위해 여행을 한다. 여행에서 만난 문구와 문방구가 자신의 삶을 흔들었다고 한다. 결국 그녀는 '아날로그 키퍼'라는 문방구의 주인이 되었다.
자신의 브랜드를 갖기 전 두 달간 문구와 문방구를 만나러 유럽과 미국을 다녀왔다. 이 책은 당시의 기록을 바탕으로 쓴 여행기이다. 읽다 보면 사람이란 참으로 다양하고, 사람이 좋아하는 것도 참으로 다양하단 생각이 절로 든다. 그토록 좋아하는 것이 평생의 일로 갖게된 그녀에게 축하와 박수를 보낸다. 그녀가 만든 문구에 깃들인 정성은 그녀가 만든 다이어리를 하나를 만져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책을 읽다보면 책상 위에 굴러다니는 문구의 세계가 이토록 깊고 넓은 것인지 엄청 놀라게 된다. 문구점이나 편집샾 매대의 높이나 진열의 방법에도 누군가의 철학과 가치관이 담겨있고 문구점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숨어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또한 전문가가 말해주는 문방구를 둘러보는 방법도 알게 된다. 이 책은 나의 여행의 방식에도 변화를 주었다. 앞으로 내가 가는 여행지는 어느 곳이든 그 도시의 문구점을 반드시 둘러볼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말한다. "새로운 것을 아는 것보다 알던 것을 제대로 이해하는 일이 더 어렵다."라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청춘이지 않는가? 역시 인생의 지혜는 나이에 비례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나도 연필심의 사각거림, 만년필의 촉촉함, 잉크의 진한 냄새를 매우 좋아한다. 여행지에서는 반드시 메모지를 사 오기도 한다. 그녀의 말처럼 누군가가 만든 문구가 나의 책상으로 그리고 책상에서 생활로 이어지는 것 같다.
'아날로그 키퍼'의 주인장, 청년 '문경연'의 소신과 그녀의 미래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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