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2020). 오래 준비해온 대답, 복복서가.
오랜만에 여행과 관련된 책을 읽었다. 김영하의 시칠리아. 어디를 가고 싶냐는 질문에 '오래 준비해온 대답'이라며 '시칠리아'를 말했단다. 아마 세계 테마 기행을 말하는 것 같다. 찾아보고 싶어졌다.
"좋은 술은 여행하지 않는다."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낯선 어디에서 만나는 음식물은 낯선 그곳에서 소비한다. 그래야 제 맛이 난다. 제주 약수터의 맥주는 역시 서귀포에서 마셔야 하듯.
시칠리아 근처 라파리 섬에 대한 그의 말
"라파리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다. 어리둥절한 얼굴로 난처해하고 있으면 누군가 다가와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해주고 사라진다." 시칠리아 사람들은 츤데레??
그가 인생 최고의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던 시칠리아
"노토의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거리의 아이스크림. 그것은 풍성하되 진득하지 않고 시원하면서도 부드럽다.
"노토를 떠난 지 한참이 지난 지금에서야 나는 묻는다. 왜 노토의 사람들은 그토록 먹는 문제에 진지해진 것일까. 혹시 그것은 그들이 삼백 년 전의 대지진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후손이기 때문은 아니었으라? 사하라의 열풍이 불어노는 뜨거운 광장에서 달콤한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을 먹는 즐거움을 왜 훗날로 미뤄야 한단 말인가? 죽음이 내일 방문을 노크할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멘토 모리와 현재를 즐기라는 카르페 디움은 어쩌면 같은 말일지도 모른다."
일요일 아침. 하늘에 물기를 가득 담은 구름이 서성이는 것을 보면 읽기를 마무리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전쟁을 시작한 지 3년째, 2019년의 유럽을 끝으로 두 해를 여행하지 못했다. 책을 덮으며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여행해야 할 것 같다. 시칠리아의 아이스크림을 먹고, 뜨거운 사하라 사막의 열풍으로 더운 여름날 아직도 훤한 저녁에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낯선 광장을 바라보고 싶다. 오지 않을 기차를 기다리는 것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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