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을 들이면 변한다. 사람도 물론이지만 땅도..... 삼세판이라더니 세 번째 만에 내가 봐도 조금씩 참해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마음이 자꾸 간다.
지난주 모둠 채소를 뿌린 두둑 옆에 적당한 크기의 두둑을 하나 더 만들었다. 어제 삼랑진 장에서 산 겨자채와 청경채 씨앗을 뿌렸다. 모종과 씨앗이 든 두둑에 듬뿍 물을 주었다. 촉촉해진 땅에서 물을 마시고 기지개를 켜려는 씨앗의 몸짓이 보이는 듯하다면 오버일까. 마음 만은 당장이라도 초록초록 싹이 올라왔으면 싶어 진다.
오래된 화분에서 더 이상 꽃을 피우지 않는 산수국을 밭으로 옮겨 심었다. 넓은 땅에서 무럭무럭 자라 혹시 다시 보랏빛 꽃이 필지도 모를 일이니. 나의 밭 입구 한켠에 심었다. 괜찮으면 무럭무럭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수국이 시들지 않도록 자주 물을 주러 갈 일만 남았을지도. 옮겨 심은 수국이 운이 좋다면 하늘에서 너를 위해 듬뿍듬뿍 비를 뿌려줄지도 몰라. 여하간 나는 꽃을 기대한다.
귀가 전 남은 땅을 정리했다. 두둑이 4개쯤 나올 것 같다. 쪼그리고 앉아 혼자 흐뭇하게 바라보며 생각한다. 여기는 토마토, 여기는 고추, 여기는 가지와 오이 하고. 사실 올해의 텃밭에서 내가 가장 신경을 쓰고 싶은 것은 토마토이다. 방울토마토와 굵직한 노지 토마토를 제대로 한번 키워보고 싶은데...... 사실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하니 생각이 많아진다. 지식도 경험도 없으니..... 잘 될 리 없지만 토마토 모종을 심을 때가 되면 다시 한번 잘 계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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