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혁(2023). 중급 한국어, 민음사.
동네에 <서변숲도서관>이 생겼다. 휴일에 걸어서 갔다. 작은 공원 속에 노인복지관과 도서관이 같이 들어있는 건물이 새로 생겨났다. 도서관에는 새 책들이 가득했다. 방금 창고에서 나온 책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책들.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책들.
4권의 책을 빌렸다.
문지혁(2023). 중급한국어, 민음사.
오가와이토(2017), 현남희(2018), 반짝반짝 공화국, 위즈덤하우스.
류근(2016), 어떻게든 이별, 문학과지성사.
마스다미리(2023). 누구나의 일생, 새의노래.
2025년 스물네 번째 책
4/19~4/24
소설 <초급 한국어>에 이은 문지혁 작가의 민음사 두번째 젊은 작가 시리즈 42. <초급 한국어>에서는 외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던 그가 <중급 한국어>에서는 무엇을 들려주고 싶을까 궁금하다.
먼저, 구성이 특이했다. 한학기분 수업 계획서를 보는 것 같았다. 꼼꼼한 선생님이 꼼꼼하게 작성한 알뜰한 교안을 보는 듯했다. 목차를 보면 딱 교안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와! 이 수업. 듣고 싶다. 문지혁 교수님의 문학 수업을.
<목차>
1. 자서전
2. 글쓰기의 과정과 기술
3. 유년
4. 사랑
5. 대화
6. 환상
7. 일상
8. 죽음과 애도
9. 고통
10. 함정
11. 작품집 만들기
두번째, 실제 강의를 하는 듯한 문장. 따라 말해본다. 실제 그렇게 말하는지 궁금했다. 꼼꼼한 교안이 꼼꼼한 언어가 되어 흘러다니는 강의실이 눈에 선하다.
셋째, 문학을 전공하지 않는 나는 이론을 전혀 모른다. 그렇지만 소설을 무척 좋아하고 있다. 문학을 읽는 게 좋다. 문학을 좋아하지만 문학에 대해 무식한 나는 <중급 한국어>가 문학을 가르쳐주는 교재 같았다. 거기에 자상하고 꼼꼼한 선생님의 설명까지 덧붙여주고, 참고로 읽을거리까지 알려준다. 이미 소설을 다읽고 반납까지 마쳤지만 나의 문학 교과서로서 나의 서가에 <중급 한국어>가 남을 것임이 분명하다(방공사가 끝나는 5월 말에 새로운 나의 서재 서가에 딱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한히 반복하며 읽을 것 같고, 작가가 남겨둔 읽을 거리를 찾아 읽을 것이다. 덕분에 작가의 유튜브 채널 <문지혁의 보기드문책>의 구독자가 되었다.
그리고 작가외의 인물. 아내 은혜, 딸 은채, 수강생 그(이름을 적어놓지 못했다. 나의 수강생 중에도 늘 있었던) 등등. 자신의 얘기에 겹치는 은혜와 은채의 언어들.
제대로 적어두지 못한 문장이 너무 많다. 적어두고 싶은 문장이 너무 많았다. 죽음에 대해, 애도에 대해, 일상에 대해. 어쨌튼 나는 문지혁을 좋아한다. 그가 왜 이런 글을 쓰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소설쓰고 앉아있네>도 샀다. 찬찬히 꼼꼼히 읽어볼 것이다. 그리고 새로 만들 나의 서재에서 글쓰기 공부를 그와 같이 할 것이다. 그는 모르겠지만 나의 글쓰기 선생님으로 나는 문지혁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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