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핑계 삼아, 난데없는 본부 보직발령을 빌미 삼아 며칠을 쉬었더니 요일 감각이 둔해졌다. 무심한 가운데 시간은 차곡차곡 성실하다. 마음을 실지 않고 책과 영화 그리고 걷는 것. 이렇게 살다 보니 잠시 두렵고 어지러웠던 마음에 아주 조금씩 평화가 찾아들고 있다. 앞서 걸었던 선배들의 말도 용기를 주었다.
간식으로 먹으려고 고구마 하나를 냄비에 찌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를 보았다. 영화의 처절한 모정에 빠져들었다. 가스레인지 경고음이 나고서야 콧구멍 속에 탄내가 진동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생각과 현실 사이를 무난하게 무사하게 왔다갔다는 하는 일이 이렇게 서툴다. 토요일 아침 나의 집에는 진하고 고소하지만 엄청난 탄내가 진동한다. 환풍기와 공기청정기 만이 열일하고 있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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