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일기

2023.02.26

Jeeum 2023. 2. 26. 07:41

루틴이 무너지려 한다. 새로운 루틴이 필요한 건지 일상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공간이 필요한 건지 판단이 안된다. 

 

깊게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숨을 내쉬어본다.

이건 KIMJOURNEY, HOW TO LOVE MYSELF에서 오늘 아침 내가 고른 문장

 

일요일 아침

 

온몸이 뻣뻣(이건 어제 만보 이상 도심지를 걸었기 때문, 아니면 30분 쪼그리고 앉아 냉이를 캤기 때문??)하고, 무거워서  겨우 일어났다.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니 주말이 주는 가벼움이 달아나 버린다.

 

책을 읽다 조금 마음이 내려앉고 있다. 다행이다.

 

가끔은 소설 쓰기를 낯선 여행지의 가이드가 되는 일에 비유한다. 나에게는 이 세계를 먼저 탐험하고 이곳이 지닌 매력을 독자들에게 보여줄 의무가 있다. 출발 지점에서, 낯선 여행지는 아직 내게도 안개로 덮인 듯 뿌옇게 보인다. 그렇지만 안갯속에서 초고를 쓰고, 많은 자료를 읽고 공부하고 가져와 길목 구석구석을 점차 구체화하고, 또다시 쓰고 많은 고치다 보면 안개가 걷히기 시작한다. 공기의 냄새가 느껴지고 사각사각 밟히는 나뭇잎 소리가 들려온다. 시야가 점차 맑아지고 풍경이 선명해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내가 그 여행지의 풍경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비로소 나는 이 소설을 쓸 준비가 된 것이다.(김초엽, 책과 우연들들, 71쪽에서 가져옴) 

 

세상을 걸어가는 길에 만나는 낯선 경험, 지금까지의 내가 갖고 있는 것을 털어 할 수 없다면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 공부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더이상 일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의미일지도. 어떤 공부이든 공부라는 행위를 해보면. 그러다 보면 뿌연  안갯속에서 사각사각 나뭇잎 밟는 소리가 들리고, 모든 것이 선명해질지도. 그리고 두려움 없이 뭐라도 할 준비가 된 것인지도... 여전히 나는 안갯속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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