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렇게/I Love BOOK^^

상실의 기쁨

Jeeum 2023. 9. 24. 06:46

프랭크 브루니, 홍정인 역(2023). 상실의 기쁨, 웅진지식하우스.

 

2023-48

9/23~9/30

 

52세 잘 나가는 저널리스트 이자 셀럽. 수면 중 허혈성 뇌졸중으로 우측 눈을 실명한다. 인생의 정점에서 닥친 불행, 브루니는 이 지점에서 내면의 변화를 읽는다. 한쪽 눈 실명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발견하는 삶에 대한 통찰. 그의 글을 통해 나이를 들며 잃어갈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너무 좋은 말들이 많다. 

 

삶의 도전은 상실에 적응하는 것. 더구체적으로는 판단과 품위를 키워서 상실은 불가필할 뿐만 아니라 삶의 유일한 궤적임을 아는 것이다. 삶의 도전을 마주하고 가능한 방법있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들이 있고, 그중에는 위안도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우리에게 남은 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잘 살기 위한 비결. 가끔은 살아남기 위한 비결인 셈이었다. (60쪽)

 

그러나 지금 간절하게 술이 마시고 싶긴하다. 명료한 정신, 오래된 긴장 상태, 불안한 마음으로부터 멀리멀리 도망가고 싶을 때 술은 수면제만큼이나 좋은 수단이 되어주지 않던가. (117쪽)

 

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 통제력이 별로 없지만 그 사건들을 무엇으로 정의하고 어떻게 반응을 보일지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결정권을 갖고 있다. 후안 로세는 시력을 바로 잡을 수 없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빚어낼 수는 있다. 후안은 만족감과 충만감, 자긍심을 위해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주제에 밑줄을 그을 수 있다. 후안은 아니 우리 모두는 정확히 그래야 하지 않을까(123쪽)

 

나는 오래 전부터 이러한 간극을 알고 있었다. 우리 모두 그렇다. 하지만 우리가 그 사실을 얼마나 예리하게 알아차리는지, 얼마나 꾸준히 기억하는지는 모르겠다.(→ 맨날 잊고 살지.) 뇌졸중을 겪고 안개 같은 시야를 경험하면 한동안 내면의 날씨를 감당할 방법을 모색하다 이 근본적 진실을 새로이 음미하게 되었다. 주변 사람들은 앞으로 매끄럽게 나가는데 나만 삐걱거리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감당하고 있다는, 남들은 토끼풀에 안착했는데 나만 가시덤불에 들어섰다는 믿음. 자기 연민은 대개 이런 망상에서 나온다. 자기 자신을 불쌍하게 여기는 것은 실은 모든 사람이 언제라도 강렬한 고통을 겪을 수 있다는 사실, 거의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고통을 헤쳐나가기 위해 과거에도 노력했고 현재에도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다. (152쪽)

 

"실명에 실청까지 겹친다고 생각하면 여전히 두렵습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결승전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네팔, 남아메리카도 다녀왔어요. 혹시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 알이 얼마 남지 않아 몸이 다 망가진다면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참 좋은 날을 살았어. 이몸이 닳도록 다 썼거든. 나는 포기하지 않았어. 본전을 뽑았지. 이 몸 구석구석을 할 수 있는 한 가장 열심히 가장 오래 썼으니까."

 

미구엘은 어느 날 내게 이렇게 써보냈다. "삶은 아주 짧고 언젠가 늙고 약해질 것이며 우리의 세계는 필연적으로 줄어듭니다. 나는 현재에 관해서 그리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관해서만 걱정하려 합니다. "만약에 이를테면"에 관해 생각하다가는 미칠 수 있어요. 그리고 '걱정'은 사실 정확한 단어가 아니다. 적어도 전체 그림은 아니다. 미구엘은 현재를 예찬하고 만끽한다. (203쪽)

 

만일 원기 왕성한 활동으로 채워진 생활을 유지한다면, 풍요로운 인간관계를 가꾼다면, 스스로를 지적으로 단련한다면, 식단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규칙적이고 활기차게 운동한다면 목적의식을 갖고 산다면 이 모든 것은 건강한 인지 능력과 정신적 민첩성을 높여줄 가능성이 크다. 여섯 가지 권장사항이 흥미롭다. 충만한 삶을 위한 조언을 빼다 박았다. 충만한 삶은 뇌에 좋은 삶이고 외에 좋은 삶은 충만한 삶이다. 여기 애는 반박할 수 없는 우아한 논리가 담겨있다. (215쪽)

 

예기치 못한 것들에 대해 발생하는 사람들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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