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렇게/I Love BOOK^^

사랑의 생애

Jeeum 2024. 3. 12. 09:30

이승우(2017), 사랑의 생애, 위즈덤하우스.

2024-14

3/12~

 

9시 정시 출근, 출근에 소요되는 시간 5분, 조용한 5층, 연구실들은 아직 고요하다. 교수에게 부여되는 연구실에 앉아 커피를 내려 마신다. 그러나 이 방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공부보다 운영, 성찰보다 하루하루를 불나방처럼 보내는 일상으로 그간의 루틴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행복감보단 절망담이, 열정보단 무기력이 강하다.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우려면 나의 루틴을 찾는 방법은 읽고 쓰는 것이다. 읽고 생각하고 쓰고 다시 읽는 것이다. 연구실 책상에 외로이 놓여있는 책을 꺼냈다. 이승우의 장편이 내게로 왔다. 내용도 의도도 모른다. 그저 이승우의 장편이라는 이유로 읽기 시작한다. 행복하기를 기도하면서.(3/12)

 

수필같은 소설을 읽는다, 그간 읽었던 이승우의 소설은 한권. 그 소설은 줄거리가 특별히 기억에 남아있는데. 지금 읽는 소설은 문장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수필같은 소설. 어떤 것인지 한숨에 정의하기 어렵다. 그러나 아주 매력적이다. 소설을 쓸 수 없는 나는 소설을 좋아한다. 소설같은 수필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한다. 수필을 쓰는데 소설을 닮은, 누군가의 삶이 녹아있는, 녹아든 문장에서 사람이 묻어나는, 그럼으로 아주 적은 사람들이라도 마음에 물결이 일렁이는 문장이 든 수필. 허덕이는 요즘, 짧아진 시간 속에, 오랜만에 소설을 읽는 아침. 괜히 흥분하고 설레여서 소설을 읽다 이런 생각을 했다. 생각이 사라지기 전에 남겨둔다.(3/16 아침)  

'가끔은 이렇게 > I Love BOOK^^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진1,2  (0) 2024.04.14
이처럼 사소한 것들  (0) 2024.04.07
아랑은 왜  (0) 2024.02.28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0) 2024.02.24
쾌락독서  (0) 2024.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