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렇게/I Love BOOK^^

수어

Jeeum 2024. 11. 10. 16:12

이미화(2021). 수어, 글담출판사.

 

2024-61 

10/26~

 

특교과 수화관련 특강을 위해 미리 자료를 찾았다. 여러권의 책을 빌렸는데 가장 얇은 책부터 먼저 읽는다. 이미화라는 이름이 매우 낯설었다. 그런데 글이 맛깔난다. 쑥 빨려 들었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챙겨 읽고 싶어졌다. 

 

우연이란? 장혜영은 말한다. "비장애인은 자신의 능력으로 비장애인이 된 것이 아니라 그저 운이 좋아 비장애인으로 태어난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저 운에 불과하다. 따라서 "운으로 얻은 것을 장애인들에게 능력으로 쟁취하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고 차별적인 일이다" 

 

삶의 모든 순간이 우연이라고는 하지만 어떤 우연은 인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우연의 신이 나를 이곳으로 데려와 주었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장면 앞에서 우리는 멈추어선다.

 

→ 생각해봐. 네게는 어떤 순간이 있었는지. 그 우연이 층층이 쌓여 지금의 내가 있고, 미래가 내가 있을테니. 우연이었지만 결국 운명이 되어버린 순간들을.

 

수어를 배우다보면 수어가 손동작뿐 아니라 표정까지 사용해야 하는 언어라는 사실을 근육이 얼얼할 정도로 깨닫게 된다. 외국어로 말하는 게 사고체계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뇌로 생각해야 한다면(수어도 물론 그렇지만), 수어는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근육을 사용해야 하는 일이다(29쪽)

 

산책이란 자고로 발이 이끄는 대로 걷다가 우연히 마주친 풍경에 마음이 시큰해지기도 하고, 자꾸 들여다보고 싶은 장면 앞에서 마음껏 늑장을 부려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유일한 시간이어야 하거늘. 한눈을  팔지 않는 나의 산책은, 그래서 산책이라기엔 어딘가 일방적인 구석이 있다.(78쪽)

 

나는 먼저 잠든 남편의 다리에 내 다리를 꼭 붙이고선 짐작한다. 그도 내가 안전하길 바라는 만큼 우리가 갖게 될지 모를 장애를 상상할 거라고. 누군가를 지키려는 마음은 '만약'이라는 상상에 등을 맞대고 서 있는 거니까.(85쪽) 

 

<어른이 되면> 프로젝트는 21대 국회의원이자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장혜영 의원과 발달장애를 가진 동생 혜정씨가 시설이 아닌 사회에서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장애인이 사회에서 격리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장애인이 우리 옆에 있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알려주시 위해서였다(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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