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 4

모종심기 완료

2023년 5월 1일 노동절 휴업일 아침부터 부산하다. 오늘의 마지막 일. 모종 심기 귀갓길에 서문시장에 들러 땅콩 6, 가지 3, 토마토 2, 노각오리2, 들깻잎 한줄 모두 해서 6,000원 점심을 먹고 부지런히 텃밭으로 고고 모두 심었다. 밭이 가득 찼다. 대~~~충 이 정도면 너무 충분하다. 이제 잘 가꾸어 주면 된다. 시간은 언제나 부족하지만 내가 아닌 자연의 자연스런 힘으로 잘 자랄 것이다. 거기에 나는 손을 조금 거들 뿐. 수고해주세요^^ 햇살. 바람, 물, 흙, 이름모를 벌레들 그리고 모든 걸 지키보는 하늘^^♡ 사진을 쭉 늘어놓고 보니 더욱 싱싱한 초록이들 이쁘다^^ #텃밭농사 #노동절 #서문시장

비온 후, 텃밭

수요일 오후 늦게 텃밭으로 갔다. 연휴 이틀간 내린 비로 땅은 촉촉이 젖어 있었다. 수분이 모자라 틀대로 튼 땅이 그 많던 균열 하나 없이 푸근히 내려앉아 제 색깔을 띠고 있었다. 고탄력 메모리 폼을 밟는 듯한 감촉이 발 끝으로 느껴진다. 끝이 말라 짧게 잘라 두었던 부추들이 비를 맞고 탱탱하게 씩씩하게 다시 줄기를 뻗고 성큼 키도 커졌다. 붉은 땅을 배경으로 줄지어 선 초록들이 마치 소리를 듣는 달팽이관 속의 유모세포처럼 배열이 가지런하다. 적상추를 일부 베어낸 땅에 이번에는 청상추 씨앗을 뿌렸다. 수분을 머금어 보슬거리는 땅 속으로 가는 몸을 숨긴 씨앗들이 숨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장마가 오기 전 싹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비를 듬뿍 맞은 청경채, 겨자채, 당근, 루콜라에는 작은 흙먼지 조차 씻..

배추 묶어주기

토요일은 종일 논문을 쓰느라 보냈다. 부끄럽지만 오랜만의 작업이다. 나름 몰입할 수 있어 좋았다. 이런 느낌이 좋아 공부하기를 선택했던 아주 오래전 어느 날이 떠올랐다. 그때의 내가 대견하다. 하. 지. 만 기분이 좋으면 몸도 가뿐해야 하는데 잠을 설쳐서인지 온몸이 너덜너덜 피곤하다. 며칠을 새도 거뜬하던 때도 있었는데. 이젠 맘 놓고 공부도 못한다. 슬프다. 밭으로 갔다. 언니가 시금치와 당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피곤도 풀겸 바람도 쐴 겸. 밭에는 이미 부지런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땅을 돌보고 있었다. 다들 배추를 묶어주고 있었다. 나도 안 할 도리가 없다. 세어봤다. 내 텃밭에 배추가 모두 26포기이다. 조금 작은 것은 두 포기 뽑아 두었다. 토실토실한 무도 2개 뽑았다. 우리하나 언니 하나. 그리고 ..

밭 만들기

밭을 만들기 위해 밑거름을 주었다. 지난주 비가 와서 촉촉한 땅을 찾았더니 주인아저씨가 로터링을 해 두었다. 삽으로 땅을 깊게 파서 뒤집어 주고, 쇠스랑으로 돌을 골라냈다. 호미로 땅을 고르게 평평하게 펴주었다. 지난겨울에 심은 양파가 그럭저럭 자라고 있었다. 제대로 고정하지 않은 탓에 비닐이 벗겨진 부분의 양파가 아직 미숙하다. 옆 밭의 양파와 비교하면 나의 양파가 제대로 자라지 못한 것이 확연히 비교된다. 주인을 잘못 만난 탓이다. 괜히 미안하다. 겨울 동안 방치한 시금치는 씩씩하게 자랐다. 조카에게 몽땅 캐라고 했다. 이들이 지금 나의 식탁에 샐러드가 되어 있다. 감사할 따름이다. 겨울을 난 부추가 제법 푸른빛을 띠며 다시 자라고 있다. 수업이 없는 날 오후에 모종을 사서 옆에 심었다. 이제는 나의..